이창호 9단, 통산 1900승… 스승 조훈현 이어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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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이 27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경기에서 유창혁 9단과 대국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한국 바둑의 전설 이창호(49)가 역사적인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그가 역대 두 번째로 프로 통산 1900승을 달성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이름을 바둑사에 굵직하게 새긴 것이다.
완주 수소도시 소속의 이창호 9단은 27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4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에서 유창혁(58·의정부 행복특별시) 9단을 상대로 13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그는 입단 이후 38년 2개월 만에 1900승(1무 794패) 고지를 정복했다.
한국 바둑 역사상 1900승을 달성한 이는 2013년 9월, 가장 먼저 이 기록을 달성한 조훈현(71·1963승 9무 844패) 9단에 이어 이창호가 두 번째다.
이창호는 프로 입단 당시에도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만 11세 1개월의 나이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우며 바둑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는데, 그의 첫 승은 1986년 8월 승단대회에서 조영숙 초단을 상대로 거두었다. 그 이후로도 승리는 계속됐고, 2000년 10월 한국통신 엠닷컴 018배 패왕전에서 안조영 6단을 꺾으며 통산 1000승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최철한 9단을 상대로 1500승을 기록했고, 2021년 2월에는 한웅규 7단을 꺾으며 1800승을 돌파했다. 그로부터 약 3년 후, 이번에 100승을 추가하며 1900승에 도달했다.
이창호는 만 16세 6개월에 제3회 동양증권배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연소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이후 통산 141회 우승을 차지하며 바둑계의 전설로 자리 잡았다. 국내기전 사이클링 히트(한 시즌 모든 대회 우승)와 세계대회 그랜드슬램(모든 세계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이창호가 스승 조훈현 9단을 제치고 2000승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조훈현 9단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대국이 줄었고, 복귀 후 4년 동안 겨우 14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창호는 같은 기간 127승을 쌓으며 스승과의 격차를 63승 차로 줄였다.
조 9단이 입단 51년 만에 1900승을 달성한 반면, 이창호는 이를 12년이나 앞당겨 이룩했다. 최근 명인전에서 김정현 9단과 박영현 9단을 차례로 꺾으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이창호는 이제 2000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창호는 곧바로 28일 울산광역시장배 전국바둑대회 프로시니어 16강전에서 안관욱 9단을 상대로 1901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의 초대 우승자는 바로 이창호 9단이었다.
양승수 기자 [email protected]
https://m.sports.naver.com/general/article/023/000386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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