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서 神으로 불린 전설' 20년 임기 마무리, 韓 사령탑 '태풍의 눈' 되나
컨텐츠 정보
- 277 조회
- 0 추천
- 0 비추천
- 목록
본문
공유하기
일본 교도통신은 24일 "박주봉 감독이 내년 1월 대표팀 사령탑에서 퇴임한다"고 전했다. 일본 대표팀 관계자에 대한 취재에 따른 보도다.
이 매체는 "임기 만료에 따른 것으로 (박 감독의) 계약 연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배드민턴협회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2월 새로운 대표팀 체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박 감독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후 취임해 침체에 빠졌던 일본을 5개 전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시켰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복식에서 실적이 현저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여자 복식 다카하시 레이카-마츠토모 미사키구미가 일본 선수로는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자 복식, 혼합 복식에서 동메달 2개를 따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배드민턴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남자 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이를 비롯해 배드민턴 국제 대회 우승 72회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박 감독은 2001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이다.
지도자로도 승승장구했다. 말레이시아 사령탑을 지낸 박 감독은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올림픽 노 메달에 그친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여복 은메달)을 이끌었다. 리우에서는 사상 첫 금메달과 동메달(여자 단식)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이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승리한 일본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를 격려하는 모습. 박종민 기자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박 감독의 일본은 금과 은, 동메달 2개씩을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듬해 세계선수권에서도 일본은 금메달 2개, 은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그런 박 감독은 20년 일본 대표팀 생활을 마무리한다. 마침 김학균 총감독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 코치진의 임기도 오는 10월까지다. 김 감독이 이끈 대표팀도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올해 파리올림픽에서 값진 성과를 냈지만 박 감독이 온다면 차기 사령탑이 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박 감독은 2019년 당시는 일본 대표팀 소속이라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한국 대표팀 지휘봉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당초 올림픽 이후 현 대표팀 코치진에 대한 재평가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의 이른바 작심 발언 파문으로 재평가가 미뤄졌다. 협회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협회에 대한 조사 발표를 이달 말로 예정하고 있어 그 이후 코칭스태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은 지난해부터 눈부신 성과를 냈다. 세계선수권에서 안세영이 한국 선수 최초로 단식을 제패했고, 서승재는 강민혁(이상 삼성생명)과 남자 복식은 물론 채유정(인천국제공항)과 혼합 복식까지 2관왕을 이뤘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 2관왕과 전영 오픈 등 10개 국제 대회를 석권했고, 올해 올림픽에서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단식 금메달을 따냈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도 혼합 복식 은메달을 수확했다.
다만 안세영 발언 이후 조사에서 대표팀 악습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 변수다. 김 감독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해 최근까지 대표팀에서 후배 선수가 빨래, 청소 등을 맡았던 관행에 대해 "저도 나름대로 (관행이 없어지도록) 유도했다"면서 "좀 더 많이 챙겼어야 했는데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여기에 공식 후원사와 관련된 규정 개정 등 배드민턴계 전체가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김 감독 체제 대표팀의 성과가 크지만 관행과 악습 등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재발탁을 장담하기 쉽지 않다.
안세영 발언으로 큰 소용돌이가 몰아친 한국 배드민턴. 여기에 전설 박 감독의 임기 만료에 따라 향후 대표팀을 이끌 새 선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
이전
-
다음